[우리 말 바로 쓰기] 알러지? 알레르기? allergy?
주위에서, 텔레비전, 라디오에서 종종 '알러지'라고 표현하는 것을 많이 듣는다. 들을 때마다 안타깝다. 알레르기는 촌스러워보이고 알러지는 고급스러워보이나보다. 다시 말하자면, 표준어 는 촌스럽고 영어 는 비슷해 보이기만 해도 고급스러워 보이나보다. 그렇지만 우습게도... 알레르기가 표준어이고, 영어 'allergy'의 발음은 [알러지]가 아니라 [ | ӕlərdƷi]이다. 비슷하게 발음하자면 [알러지]보다는 [앨러쥐]에 더 가까운 것 같다. 그럼 [알러지]는 표준어도 아니고 영어도 아닌 족보없는 말이란 것이다. 왜 족보도 없는 [알러지]라는 말이 이렇게 널리 쓰이게 됐을까? 객관적인 근거는 없지만 추측해 보자면... 1. 국어에 대한 무지 알레르기가 표준어인 걸 몰라서 2. 영어에 대한 사대주의 영어에서 [알레르기]라는 발음은 어색하니까 자기 마음대로 어색한 뒷 부분(레르기)만 바꾼 건 아닐까? 국어 공부를 열심히 한 사람이면 [알레르기]라고 할 테고, 영어를 너무 잘 알아서 불가피하게 먼저 나오는 사람이라면 [앨러쥐]라고 할텐데... 국어를 좀 잘 알든가 아니면 영어라도 잘 알면 적어도 [알러지]라는 근본 없는 말은 안쓸텐데... 국어도 모르면서 영어 좀 아는 체 하려니 족보도 없는 [알러지]라는 말이 튀어나오는 것 아닐까? 말이 좀 셌다. 사실 나도 말하다보면 실수도 많고 안쓰려고 해도 외래어, 영어가(잘 하지도 못하면서)튀어나오긴 한다. 그렇지만 이상한 말이 너무 널리 쓰이는 게 안타까워서 그러니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