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다마(뒷담, 뒷담화)

뒷다마

학창시절 친구들 사이에서 사용하던 은어다.
뒷담화가 아니라 분명 뒷다마라고 했다..
여기서 다마는





  1. 구형()의 것.
  2. 야구·탁구 따위의 공.
  3. 당구; 또, 당구·슬롯머신 따위의 알.




'다마네기'라고 할 때 그 다마... 당구칠 때 은어처럼 쓰던 일본어의 그 '다마'... 구슬이다.

우리말로 바꾸면 뒷공 정도 되겠다...

그래서 뒷다마에 어울리는 용언은 '까다'였다.

'뒷다마 깠냐?', '뒷다마 까지마라.' 등등...

안 그럴줄 알았는데 뒤에서 '뒤통수 친다'는 정도의 느낌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텔레비전에서 '뒷다마, 뒷다마'하고 나오길래 깜짝 놀랐다.

'아니, 어떻게 공중파에서 은어로 쓰던 일본어를 저렇게 대놓고 쓰지?' 라고 생각했다.

그 프로그램은 무한도전이었다.

그런데 잘 보니 자막을 '뒷담화'라고 넣었다.



아! 그렇다. 김태호 PD의 센스였다!

'다마'를 '담화'로 바꾸니 의미는 그대로인데 점잖은 말이 됐다.

그래서 어울리는 용언도 바뀌었다.

'까다'에서 '하다'로...



재미있는 것은 요즘엔 사람들이 아예 '뒷담화'를 표준어처럼 쓰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 '뒷담화'가 표준어는 아닌 것 같은데...

표준어로 등재돼도 나쁘지 않을 것 같긴 한데...

어쨌든 어원이 일본어에서 온 은어였으니 등재 안되는 게 더 좋겠다.

꼭 '뒷담화'가 아니어도 '뒷말', '험담' 같은 말도 원래 쓰고 있었으니까...


말도 생명체처럼 태어나고 변하고 사라진다는데

내가 사는 동안에 그런 말을 보니 신기하다.

한편으론 방송인의 영향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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